문학/自作詩

병실에서

충암 이영길 2016. 9. 20. 16:58

봉선화 연가♤



        병실에서

         




         

         

        병실의 밤은 깊어가고

        환우들의 신음소리 코고는 소리

        낯선 아픈 사람들과

        낯선 공간에서 함께 누워서

        질퍽이는 상념의 늪에서

        잠 못 이루고 뒤척이고 있다

         

        육신과 영혼이

        아프고 외롭다는 것

        그렇게 삶이 멍들고

        힘없이 처진 모습으로

        피안의 나락 끝으로 걸어가는 것

        이것이 늙음의 모습이고

        결국 내 모습이 아닐까

         

        아직 살아 있다는 것

        숨쉬며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생각하고 회상할 수 있다는 것

        삶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

        그것만 해도 얼마나 장한 건데

        스스로를 위로하고 추스려 보며

        삶의 의미를 잘근잘근 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