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 이영길 2016. 10. 28. 16:37

 



        [출처=중앙포토/사진은 130만㎡에 억새가 장관을 이룬 천관산.]

         

        腰痛(요통)

         

        몸이 성할 때는 모른다.

        몸 어느 한 군데

        소중하지 않은 곳 없다는 것을

        아파봐야 깨우치게 된다.


        밤새 안녕이라더니

        자고나니 허리가 불편하다

        좀 움직이고 풀어주면 낫겠지

        하루가 지나고 나니

        몸을 굽혔다 펴기도

        앉았다 서기도 힘들게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병원에서 근육통 치료를 받았다

        아파하는 많은 환자들을 보면서

        모처럼 내 몸한테 감사했다

        큰 아픔 없이 지탱해 준 것을


        날마다 산을 오르고

        잰 걸음 걸으며

        운동 한다고 과신하고

        오만했는가 보다


        앞으로 조심하라고

        근신하라고

        몸이 주는 경고라 생각하니

        아픔이 싫지만은 않다.

        참다 보면 낫겠지

        마음이 편안해 진다


        갈 때는 몰랐는데

        가로수 단풍이 빨갛게 물들어

        떨어지는 고운 잎이 길을 덮는다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 들으며

        아픔을 섞어 가을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