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自作詩
산을 닮고 싶다
충암 이영길
2017. 6. 25. 23:27
산을 닮고 싶다 /충암 이영길
천둥번개에 하늘은 울어도
산은 오히려 울지 않는
의연하고 듬직한 기개
나는 산을 닮고 싶다
참나무 소나무 우거진 숲속
골짜기 도랑물 졸졸 흐르고
물봉선화 곱게 핀 나무마을에
하룻밤 민박을 하며
번뇌도 욕망도 하얗게 바랜
다림질한 마음을 펴고
바람같이 지나는 세월
꼭 껴안고 잠들고 싶다
외로움의 칼바람 가슴에일 때
그리움에 베인 영혼이 피 흘릴 때
사랑의 구들에 정을 지피고
시린 시간의 허리를 감싸
적막의 이불로 덮어주고
산위에 올라 마음상자 열어
산도 담고 바위도 담고
나무도 담고 꽃도 담노라면
나는 산을 닮아 산이 되고
하늘엔 뭉게뭉게 구름 꽃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