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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도(me-too), 배꼽 아래 일로 나라가 시끌하다
충암 이영길
2018. 4. 27. 20:16
나도(me-too), 배꼽 아래 일로 나라가 시끌하다......
소운 / 박목철
옛날 양반은 일하지 않고 먹고 살았다.

공신전(功臣田) 등을 받아 대를 물려가며 아랫것들이 지어 바치는 농산물 덕에 일하지 않아도
호의호식하며 잘 살았지만,
조선 후기로 들어서며 양반의 수도 늘고 여러 가지 사유로 몰락하는
양반 계층이 생기기 시작했으나 놀고먹던 습성이 밴 몰락 양반은 당장 호구지책이 마땅치 않았다.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것이 배고픔이라고 하듯 며칠 만 굻으면 하늘이 노랗게 보이게 마련이다.
글만 읽던 샌님이 등 떠밀려 장삿길에 나선 것은 큰돈들이지 않아도 되는 새우젓 장사였다.
하지만 양반 체면에 -새우젓 사려!- 이 소리가 도저히 나오지 않아 엉거주춤 길바닥에 앉아 있으려니
새우젓 장사가 호기 있게 지나며 새우젓 사려를 외쳐대는 것이 아닌가,
양반 새우젓 장사는 얼씨구나 새우젓 장사의 뒤를 부리나케 따라나서며 앞에서 새우젓 사려! 하면
-나도- 새우젓 사려 하면 -나도- 했다니,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던 고전판 me-too이다.
남자가 있는 집은 그렇다 치고, 아녀자가 홀로 된 집에서는 새우젓을 팔 수도 없고
술을 받아 다가 파는 술집을 열어 호구지책으로 삼았다.
이런 술집을 은근짜 술집이라고 했다던가?

부리는 사람이 없으니 중간에서 대화를 이어 줄 아랫것이 당연히 없지만 이럴 때는 손님도 알아서
주문하게 마련.
"여봐라! 술 마시러 손님이 오셨다고 여쭈어라"
"몇 분이냐고 여쭈어라"
" 네 명이 막걸리에 전을 안주로 먹고 싶다고 여쭈어라"
"대청에서 잠시만 기다리시면 대령하겠다고 여쭈어라"
있지도 않은 아랫것이 있는 듯, 남녀가 서로 마주치지 않는 지혜가 웃기기도 하지만
애교스럽기도 하고 남녀칠세 부동석을 지켜낸 지혜로 mee-too 발생을 사전 차단한 셈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눈만 뜨면 나도(mee-too) 열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아침에 존경받는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져 천하의 잡놈이 되는 수모를 못 견뎌 자살하는 사람도
있고,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배꼽 아래의 일로 시비하지 마라!- 상대적으로 남녀 간의 성적인
문제에 관대하던 우리의 풍습이 갑자기 된서리를 맞게 된 셈이지만,
세상이 바뀌었으니 생각이나 풍습도 새롭게 자리 잡아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달기 어렵고
또 달아서 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일도 지나치면 모자람 만 못하다는 것이 고금의 진리이다.
남녀 간의 문제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탓에 진위를 가리기가 대단히 어렵다.
문제는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사실 여부를 떠나 상대방은 재기 불능의 치명상을 입는다는 사실이다.

폭력적인 방법이나 지위를 이용한 겁박 등에 따른 사안은 뿌리 뽑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쳐다보는 것도, 사소한 농담이나 호감의 표시까지 여자가 불쾌하면 다 범죄에 해당한다?
이성 간에는 본능적으로 호감이 가고 또 그런 호감이 선기능하여 인류가 번창했다는 사실을 부정
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유머를 소개한다.
베트남 여자와 한국 여자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니, 지나던 남자가 베트남 여자 만 구하고
한국 여자는 멀거니 보기만 했다.
한국 여자는 왜 안 구해? 했더니, 왈 -구해 주려면 몸도 만져야
하고 안아서 꺼내야 하는데, 감방 갈 일 있어?
- 물론 허풍이 심하긴 하지만, 남자의 불만이 엿보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외면한다면,
성공한 me-too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옛날에는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 나도, 나도, 했다는데
높은 자리에 앉아 배에 기름 낀 분들이 저 좋자고 한 일이 mee-too, mee-too를 외치게 하는 현실을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이러다가 은근짜 술집에서 남녀가 하던 간접 대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여직원은 오늘 회식에 빠지셨으면 좋겠다고 여쭈어라"
"우리도 가고 싶다고 여쭈어라, 성차별을 하지 말아 달라고 여쭈어라!"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뭔 말인지 모르겠네, 그 건 -나두- @#$%^^&*
출처 : 옮겨온 창작 자작글
편집 : 신나라입니다.
산 같이 물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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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소담 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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