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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미지를 의심해야 하는 이유

충암 이영길 2018. 5. 31. 18:08











이미지를 의심해야 하는 이유



동일한 와인을 각기 다른 잔에 따른 후 하나는 만 원 짜리라 하고 다른 하나는 100만원 짜리라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놀랍다.


"같은 맛 일 터인데 100만원짜리 와인이 더 괜잖다고 한다. 왜 그럴까? 고가高價가 고급의 이미지로 포장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는 "비싼 것은 다 이유가 있다"는 식의 이상한 논리가 부유한다. 미각이 혀에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가격표"를 보고 반응한다.

어찌보면 동물들은 절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인간만의 능력"이다. 책 한 권 살 돈은 없어도 명품이니 고급차 등을 구입한다.

인간의 상상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소비 아니겠는가.


이미지를 의심해야 하는 이유는 단지 "합리적 소비"를 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주면서 살아가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내게 친숙한 이미지를 깨부숴야 한다.

가난한 사람을 보면서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이들이 온갖 사례를 언급하며 자신의 추론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사례들은 주로 가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나타난 결과이지 가난의 원인이 아니다.

가난이 오해받을 만한 개별 특성을 야기한 것이지, 인생을 엉망으로 살았기 때문에 가난해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가난해서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했고 그래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지 못해서 "남 들 다 일할 때 일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단면의 모습만을 "끊어서" 평가해버리면 인과관계를 착각해 차별할 만한 이유를 찿게 된다.

영국의 작가 오언 존스"는 (차브:영국식 잉여 유발사건)에서 가난한 사람에 대한 그릇된 이미지를 설명한다.


"차브(chavs)는 영국에서 노동계급을 가리키는 모욕적인 언어다. 처음에는 스포츠복장을 한 젊은 노동계급" 정도를 의미했는데 이후 폭력.게으름.청소년 임신.인종주의. 주정. 같은 노동계급의 부정적인 특징과 연결되면서 "무식쟁이 하층계급"이라는 뜻이자 노동계급 사회의 전형을 의미한다.

문제는 중산층이 "차브"라는 단어를 일상적으로 서슴없이 사용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런 용어의 사용을 비판하면 "그럴만 하니 그렀죠" 라면서 예외없이 "그릇된 인과관계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능력별 차등적 보상을 중요시 여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러한 오해들이 난무하다.

기득권 입장에서는 "모두가 공정하게 경쟁을 했는 데 네가 불성실하여 가난한 것을 왜 사회 탓으로 돌리느냐는 "프레이밍"framing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출처 : 사회학자 오찬호(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편집 : 신나라입니다.













 

출처 : 소담 엔카
글쓴이 : 신나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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