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이중생활은 벌써 오래전부터였다.
시어머님 앞에서의 남편은
어머님 말씀이 무조건 옳았다.
며느리의 말버릇과 불손한 태도는
야단맞아도 싸다고 했다.
내 앞에서의
남편은 모두 내말이 옳았다.
어머님의 생각과 행동은
극히 잘못된 것이라고 내 등을 토닥였다.
우연히
목격한 남편의 그런 모습에서
나는 무척이나 당혹스러웠다.
한동안은
남편의 이중성에 배신감을 느껴
얼굴조차 똑바로 쳐다 볼 수가 없었다.
그런 어느 날
문득
남편의 자리에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쪽은
자신을 세상에 낳아준 어머니였고
또 한쪽은
남편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자였다.
두 여자
다 남편에겐 소중한사람들이었다.
어느 한쪽만 두둔하기엔
그것은
너무 잔인스런 행동이었다.
입장 바꿔
과연
그 당사자가 나였다면
나는 어땠을까?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애간장을 태웠을까?
가정사
모든 일은 여자가 키를 가지고 있다.
시어머니와 나,
누가 결심을 해야할 것인가?
노인네의 고집은
꺽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결국
젊은 내가 솔선해야한다.
이제 그 키로
남편의 잠가진 열쇠를 열어야한다.
그래서
남편을 고민의 구덩이에서 건져내야만 한다.
뒤늦게야
깨달은 나 자신이지만
그나마 그게 얼마나 다행인가?
<P주부가 보내온 사연을 추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