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作 노트

詩作노트 8. 꽃향기 그리움 남기고

충암 이영길 2010. 9. 4. 17:08

꽃향기 그리움 남기고

(충암 이영길)

 

푸른 숲 맑은 공기

바람결에 실어오는 꽃향기

그리움으로 남기고 푸른 5월은 가고

 

휘늘어진 아카시아 하얀 꽃

언덕아래 숨어 핀 찔레꽃

푸름 사이 얼굴 내민 쪽 동백

저마다 다른 향기로 유혹하는

아름다운 꽃들의 숲속 향연

초대 없는 불청객가슴에

감동과 희열을 채워준다

 

뻐꾸기 머슴 새 찌르레기

청아한 노랫소리 메아리치고

물소리 배경음악과 솔바람 연주

푸른 계절 싱그러운 자연의 협주

맑은 향기로 다가서는 그리움은

세상으로 통하는 사랑의 향기여라

 

 

2010. 5. 31

 

 

노을에 그리는 사랑

(충암 이영길)

 

가슴 속에 꿈 하나 숨긴 채

삶의 짐이 어깨를 누르면

조금 창피해도 허리 굽히고

슬픔을 담을 겨를도 없이

정글 같은 세상을 헤쳐 왔네.

 

가슴에 간직한 꿈 펴지 못해

실종된 자아는 망각에 묻히고

잠든 고독이 깨어날 때면

슬픈 모습으로 살아나는 자존

못 피운 꿈은 진홍빛 사랑인가

 

갈팡질팡한 삶의 자국 위에

파란 그리움으로 그려보는

아름다운 젊은 날의 초상

흐르는 물위에 떠가는 꽃잎처럼

노을 진 세월에 흘러가는 사랑이어라

 

 

 

 

 

 

돌아갈 수 없는 여행

( 충암 이영길)

 

인생은 돌아갈 수 없는 여행

황혼의 노을빛 드리운 삶의 나락

외로움에 움츠러들어도

행복의 조각을 모아야 한다.

 

똑딱거리는 시계소리

맛있는 아침 밥상

따끈한 커피 한 잔

따뜻한 목욕 편안한 잠자리

삶에 감사할 일들이 많은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어둠을 밝히는 밝은 햇살

푸른 산 맑은 물 드높은 하늘

저토록 아름다운 세상

행복하게 살만한 곳인 것을

 

지금 지치고 힘들어도

자욱한 망각의 운무에 가린

추억을 들추고 들어갈 수는 없다

인생은 앞으로만 가야하는 여행이기에

 

 

 

 

 

 

 

 

만남의 향기와 여운

( 충암 이영길)

 

 

 

하늘은 울지언정 오히려

산은 울지 않는 지리산 천왕봉

 

푸른 숲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길 감도는 중산리

 

설레는 마음으로 천리 길 달려

기쁨으로 반갑게 다시 만났다

 

지리산 자락 섬진강 맑은 물에

인연으로 이어놓는 무지개다리

 

은하수엔 우정과 사랑 흐르고

별빛은 웃음과 정담으로 반짝였다

 

헤어짐은 만남의 기약

허물어진 오작교 다시 세워

 

아름다운 만남 곱게 그리며

인연의 사랑 탑을 쌓아 가리라

 

2010. 5. 16 94등과회 마치고 와서

 

 

 

밤꽃 향기사랑

( 충암 이영길)

 

골목길 돌아서면

돌담너머 서너길 자란 밤나무

흰 꽃을 주렁주렁 달고 서 있다

 

짙은 향기의 유혹

날아든 벌 나비의 분주한 역사(役事)

사랑으로 베푸는 달콤한 밀원(蜜源)

주는 사랑 속에 잉태하는 새로운 사랑

 

사랑은 내어 주는 것

사랑은 향기롭고 달콤한 것

사랑은 또 사랑을 낳는 것

사랑은 그리움이며 기다림인 것

 

까칠한 가시 속에

동글동글 예쁜 사랑 보듬고

비바람 견디어 가을을 기다리며

밤꽃 향기사랑 고이 담아내리라.

 

2010. 6. 20

 

 

봄날의 단상

(충암 이영길)

 

화창한 봄볕이 뿌려지는 한낮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활짝 웃고

산 까치 울음소리 골짝을 흔든다.

 

바람에 실려 오는 향긋한 꽃향기

가슴에 고인 그리움 깨워

기다림 저편 간직한 사랑

진홍빛 설렘으로 출렁인다.

 

맑고 향기로운 마음으로

감탕밭 삶의 길에도 고이 지닌

소중한 인연 만남의 기다림

마음을 밝히는 불빛이 되었다

 

바람같이 구름같이 떠난 사람

떠남처럼 만날 날을 생각하며

연두빛깔로 물드는 농익은 봄날

사랑의 향기를 바람결에 띄운다.

 

 

 

 

 

 

봄바람 속삭임

(충암 이영길)

 

서들에 두발로 선 다람쥐

인기척 아랑곳없이

재롱떠는 모습 앙증맞고 귀엽다

산길 오가는 사람들과

많이 친숙해 졌나보다

 

아직 바람 끝은 싸늘해도

생강나무 꽃이 노랗게 피고

물오른 나뭇가지 연둣빛 이파리

수줍게 피어나 얼굴을 내민다

 

졸졸 정감이 흐르는 도랑물 소리

산새들 지저귀는 사랑노래

사랑으로 바라보면 아름답고

사랑으로 들으면 곱디고운 화음

 

혼자라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섧고 외로워지는 삶인 것을

마음 비워 사랑을 담으라고

봄바람 속삭이며 지나가네.

 

 

비에 젖는 그리움

(충암 이영길)

 

지친 듯 멈칫한 장마 비

솔잎은 그리움에 눈물 맺히고

목욕한 듯 물기어린 나뭇잎

솔솔 부는 바람에 춤춘다.

 

땅에서 올라오는 흙냄새

그리운 추억을 들추고

거센 비바람에

세월은 저 멀리 밀려간다.

 

비틀비틀 걸어온 삶의 여정

아픔도 사랑도 연민도

황혼의 노을빛에 물들어

인생의 그늘에 묻혀가고

 

희뿌연 운무를 휘감고

소리 없이 내리는 보슬비

촉촉한 입김에 그리움은 젖고

그늘진 눈가엔 이슬이 고인다.

 

 

산막이 길 (충암 이영길)

(1)

등잔봉(燈盞峰) 푸른 산허리 잡고

굽이도는 산막이 길

물속 긴 잠깨어 꿈틀댄다.

 

연리지 고운사랑 가슴에 담고

솔바람 마시며 손잡고 걷는 길

노루 산토끼 목축이던 노루 샘

분홍빛 연꽃 화사한 웃음 가득

 

솔바람 불어오는 망세루(忘歲樓)

푸른 산 푸른 호수 흘러가는 흰 구름

난간에 기대어 바라보는 풍광

마음도 젊어져 세월도 잊을 네라

 

 

 

 

산막이 길 2

(충암 이영길)

 

응달진 산기슭 곱게 핀 산 수국

파란 꽃잎은 애잔한 그리움에 떨고

느티나무 참나무 비목나무 울울한 숲길

발아래 푸른 호수 잔물결로 반긴다.

 

얼음바람골 돌 서들 시원한 바람

옷깃 파고들어 흐른 땀 식혀준다

호수는 물비늘 반짝반짝

염천의 따가운 햇살 물결에 유영하네.

 

마흔 고개 아래 넓은 쉼터

산그늘 내려와 강바람 맞이하고

유람선 따라 한가로이 나는 물새

외로운 길손 마음 달래는가

 

단절을 넘어 길은 이어지고

이어지는 소통의 발걸음 벅찬 환희

강벼랑 감아 도는 산막이 길

정겹고 사랑 넘치는 마음의 길이어라

 

 

산에 벚꽃은 피고

(충암 이영길)

 

나무숲 푸름 사이로

듬성듬성 하얗게 핀 산 벚꽃

채색과 배열이 잘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같이 아름답다

 

절제와 조화가 이루어 내는

넉넉하면서도 소박한 운치

멀리서 보면 원경이 더 고운

소탈하고 멋스러운 자연공원이다

 

조금 내어주고 조금 덜 갖고

절제하고 배려하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자연을 닮은 아름다운 삶의 모습

우리들 삶의 정경이었으면

 

뻐꾸기 울어대는 한적한 한낮

파란 하늘엔 두둥실 구름이 흐르고

산 벚꽃 곱게 피는데

한 상념 잡고 행복한 꿈속을 걷는가.

 

2010. 4. 29

 

 

 

 

석류 그 붉은 사랑은

( 충암 이영길)

 

소나기 한줄기 지나가고

먹구름 사이로

하늘은 파랗게 웃는다.

 

주렁주렁 달린 살 오른 석류

봄날의 애틋한 그리움

발갛게 배어나 얼굴 붉힌다.

 

가을의 꿈을 가슴에 품고

인고의 여름을 삼키며

알알이 빨갛게 익어가는

곱디고운 석류 사랑

 

가버림에 대한 회한과 그리움

미래의 기대와 걱정 모두 비워

새콤한 사랑 푸른 꿈을 채운다.

 

 

 

 

 

 

2010. 7. 27

 

 

소나기

( 충암 이영길)

 

용광로에서 올올이 뽑아낸

긴 햇살 뜨겁게 내려앉으면

타는 듯 이글거리는 아스팔트

눅눅하게 젖은 바람 지친 듯 눕는다.

 

개미들 장서는 날

할머니 무릎 쑤시는 날

비가 온다고 했는데

개미들 줄지어 개미장 서고

할머니 대신 내 무릎 쑤신다.

비가 올려나 보다

 

먹구름 몰려와 남산 자락을 감고

소나기 한줄기 시원히 뿌린다.

목욕한 더위 시무룩해서 돌아서고

바람이 씽긋 웃고 지나간다.

 

2010. 7. 11

 

 

송홧가루 향기

(충암 이영길)

 

푸른 물결 출렁대는 호숫가

송홧가루 노랗게 떠다니고

여린 연둣빛 봄 그림자

욱어지는 녹음에 묻혀간다

 

볼록볼록 송화 맺힌 솔

새순 잘라 멍석에 널어 말려

노란 송홧가루 고운체로 쳐서

명절 다식으로 만들던 어머니

 

동그란 노란 송화다식

쌉쌀하고 향긋한 맛

한 없이 그리워지고

아련한 추억 보고픈 사람들

 

호숫가 노송에 기대어

물씬 풍겨오는 송화향기

그리움 풀어 그리는 수채화

동심으로 달려가는 고향 꿈

 

 

2010. 5.14

연가(戀歌)

(충암 이영길)

 

캄캄한 밤하늘

미리내에 그리움 띄우고

푸른 별빛 윙크로

내 사랑 그대에게 보내리라

 

흐르는 은하수 물소리

깜박이는 푸른 별빛

떠도는 그리움의 조각들

마음과 상념에

느낌으로 울려오면

 

마음의 창문을 살짝 열어주오

내 사랑 달빛으로 그대에게 안기리니

 

주: 미리내- 옛 은하수

 

 

 

2010. 6, 27.

 

 

 

 

 

 

우리 살아가는 동안

(충암 이영길)

 

우리 살아가는 동안

맑은 생각 기쁜 마음으로

사랑으로 보듬고 살자

 

이해 반 오해 반 뒤섞인 감정

좋아하고 싫어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얽히고설킨 정으로 살아온 삶

연민의 정으로 위로하며

따뜻한 눈길로 다독여 주고

 

싫은 소리 못들은 척

성나는 일 참아내고

거친 말은 삼키면서

바람처럼 구름처럼

허허롭고 여유롭게

행복한 미소로 그려가는 삶이어라

 

 

 

 

작은 행복이라도

(충암 이영길)

 

행복은 커다란 가치나

위대한 성취에 달린 것이 아니다

 

창문에 비치는 눈부신 햇살

향수를 부르는 새들의 지저귐

나뭇잎을 흔드는 시원한 바람

새롭게 열리는 일상의 삶이

행복하고 감사한 순간들이다

 

곁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는 눈인사

무심하게 나누는 정겨운 말 한마디

반갑게 맞잡는 따뜻한 손길

은연중 얼굴에 짓는 정다운 미소

한 동작 말 한마디에 스미는 기쁨

이 모두 가슴 따뜻한 행복이 아니랴

 

그냥 스쳐 지나기 쉬운

순간의 작은 행복을

촘촘한 감성의 그물로 건져

가슴에 포근히 안아야 한다

행복은 쫒는 자의 몫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고 느끼는 자의 것이기에

 

 

2010. 6. 3 밤에

 

 

잡초 속에 피는 꽃

(㳘岩 李榮吉)

 

타는 듯 붉게 핀 영산홍

뜨거운 정열로 여름을 부르고

화려한 유혹에 다가선 5월

곱고 화려함만이 아니란 듯

길섶 비탈진 언덕

애기똥풀 노란 꽃

여린 듯 모질게 피어

질박하고 정겹게 웃고 있다

 

화려한 구호 꽃피우는 약속

풀뿌리 민주주의 여정의 선거

요란한 전주곡 선거철 서막을 열고

우후죽순처럼 나타나는 후보군

주인 행세할 공복들의 저자세

믿고 싶어도 믿어지지 않는

민초들의 굳어져버린 불신

요란한 전주곡 선거철 서막을 연다.

 

길섶 척박한 땅 모질게 자란

잡초 속에 피어나는

한 떨기 야생화처럼

민초의 소박하고 정겨운 삶

함께 보살핌 주는 꽃 한 그루

민초의 손길로 바르게 심었으면

 

 

진달래 피었는데

(충암 이영길)

 

밤새 피토하듯 소쩍새 울더니

진달래꽃 빨갛게 피었다

잔인한 달 4월은 또다시 다가와

이끼 낀 세월의 덮개를 들추고

가몰한 기억 아스라이 살아나는

피 흘리며 울부짖던 함성

가슴에 메아리로 울려온다.

 

라일락 향기보다 더 풋풋한

젊고 푸른 영혼이 잠든 묘역

선혈이 흐르는 가슴을 움켜잡고

진달래꽃 보다 진한 열정과 사랑

꽃피우지 못한 애타는 연민

울먹이던 어머니의 발길도 멎고

 

두견새 우는 나른한 봄날

빨간 진달래꽃 곱게 피는데

역사의 갈피에 영원히 빛날

민주영령이시여 고이 잠드소서.

 

 

 

 

4. 19 묘역을 보면서

 

 

 

 

침묵의 사랑

(충암 이영길)

 

까만 어둠은

찬연한 빛을 삼키고

침묵의 자장가를 부른다.

 

푸른 별빛 내리는 밤하늘

감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별들의 속삭임에 초승달은 졸고 있다

 

세상을 잠재우는 까만 어둠

침묵의 사랑 여정을 풀고

안식과 평화에 잠든 세상

 

홀로 잠 못 이루고

상념은 뭉게구름처럼 피어나

지친 영혼은 혼돈의 늪을 헤매다

침묵의 사랑에 포근히 안긴다

 

 

 

푸른 숲 사랑

(㳘岩 이영길)

 

반석(盤石) 흐르는 맑은 물속

파란 하늘 흰 구름이 목욕을 한다.

맨발을 살며시 담갔다.

물결은 짜증을 내고

하늘과 구름 몸부림 한다

 

물은 차가워 발이 시리다

흐르는 물결 사이로

햇살은 아른아른 무늬를 만들고

바위틈새 보랏빛 도라지꽃

솔바람에 한들한들 춤춘다.

 

흘러가는 물소리

시원한 바람소리

매미소리 산새소리

절묘(絶妙)한 화음

마음은 고요히 맑아지고

영혼은 푸른 숲 사랑에 잠든다.

 

 

 

힘들면 쉬어가지

(충암 이영길)

 

힘들면 쉬어가지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

아른대는 햇살무늬 유혹

발길 멈추고 긴 숨 쉬어보게나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

안개 속 인생길 걷고 걸어

종착역 가까이 왔는데

젖은 마음 말리고 쉬어가세

 

길섶 나리꽃도 웃어주고

도랑물도 노래하며 흘러가고

마음에 사랑담아 바라보면

곱고 아름다운 세상 아니던가.

 

바삐 가도 쉬어가도

가는 건 시간이고

짧아지는 건 인생인데

바람처럼 구름처럼 유유히 살아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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