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문

[스크랩] ◆<必讀>가을 소묘

충암 이영길 2016. 9. 25. 13:32

가을 소묘

1. 石頭-석두.

 

오후시간,

걷기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늘 다니는 길 한쪽에

못보던 1톤 트럭이 서 있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참외장사의 트럭이었다.

차도 새차고,

과일을 담는 그릇도 새것이고

 

참외파는 사람을 보니 엊그제 퇴직하고

참외를

새 트럭에 싣고나선 신참이었다.

 

조금이라도

팔아줄양으로 물건을 살펴보니

큰 그릇과 작은 그릇에 각기 크고작은

참외를 6개씩 담았고,

큰 그릇은 1만원, 작은 그릇은 5천원 이었다.

 

나도 아내도

참외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릇채 사 가봐야

절반은 먹지도 않고

버리게될게 뻔해 낱개로 사기로 했다.

 

 

 

그런데

낱개로 3개만 사겠다고 하니

단호하게 안된다는 것이다.

그릇에 담겨있는대로

큰것은 만원,

작은것은 오천원에 사 가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뭔가 잘못 들은줄 알았다.

그릇에 담겨 있는대로만 팔고

낱개로는 팔지 않겠다는

장사꾼이 세상에 어디있는가.

 

나는

그를 설득했다.

 

그릇에 담아팔든, 낱개로 팔든

당신은

제값을 받고 팔면되는것이 아닌가.

결국

작은것 3개를 3천원에 사 가지고 왔다.

 

6개에 오천원 받는것보다

낱개로 3개에 삼천원 받는게

더 이익이라는 설명을 길게 해 줬고,

그제야 알아들었다.

 

석두는,

돌대가리 라고도 부르는데

어리석은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그 우둔한 머리 때문에

새대가리 라고도 부른다.

앞으로

그 우둔한 석두는

참외장사를 계속할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 할것이다.

 

그는 한세상 살면서

가족, 이웃, 동료들에게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혔을까.

 

그 부인은

속이 뒤집혀서

벌써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석두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그들에게 걸려넘어진 경험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정치적으로

우둔한, 정치석두들이다.

 

 

 

2. 營利病院- 영리병원.

 

왕릉(王蓉)은

중국의 젊은 여자가수다.

2009년,

그녀는 베이징의

서우드공항을 통해 한국에 왔다.

 

물론 출발때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여권도

합법적으로 발급된 것이었고

여권의 소지자도 틀림없는 본인이었다.

 

그런데

그 왕릉이

그해 연말 중국으로 돌아갔을때,

베이징의

서우두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오랜 정밀조사 끝에 밝혀진 사실은,

여권도 진짜였고,

여권의 소지자도 왕릉임에 틀림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체포된것은

여권의 사진과 본인의 얼굴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한국의 성형외과기술이

그녀를

완전한 미녀로 바꿔놨기 때문이었다.

아예

딴 얼굴을 만든것이다.

 

이 사건은

중국언론에 크게 보도됐고,

왕릉은 고역을 치렀지만

한국의 뛰어난 성형기술은

중국땅에 크게 선전되었다.

 

지금

중국의 돈있는 젊은 여자들은

계속

한국으로 밀려들고 있다.

그들에게 비싼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의료계와 일부 금융권에서,

영리병원 설립에 대해

그 타당성과 우리의 이익에 대해

조심스러운 주장을

내 놓은게 이미 오래전이다.

 

지금도

국내 유명병원에는

외국,

특히 중동지역의 부호들이

치료차 오는 사례가 많다.

 

영리-營利-는,

재산의 이익을 도모하는 상업적 행위다.

 

따라서

영리병원은

투자자들의 투자로 최고,

최신의 설비로 병원을 설립하고,

최고의 대우로 우수의료진을 초빙,

병원 운영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얘기다.

 

특히

의료수준이 낮은

저개발국가의 부유층을 상대로

치료를 통해 이익을 내겠다는

일차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봤을때

영리병원의 설립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세계에는 부자들도 많고,

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큰돈도 아낌없이 쓰는

부호들이 얼마든지 있다.

 

이미

한국의 수준높은 의로기술은

셰계가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와 일부 시민단체가

이에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영리병원 설립허가 문제는

계속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

 

반대쪽의 주장은,

빈부의 양극화처럼

의료의 양극화가 생길수 있다는 점과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빈곤층이 소외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불이 나는게 무서워서

성냥생산 자체를

없애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선진국에서 살아본

동포들이 하는말이 있다.

의사와의 예약을 기다리다

죽을수도 있는게 선진국이다.’

 

지금 우리의 의료보험체계는

세계최고 수준이며

의사에의 접근권도 최고다.

 

전국의

어떤병원, 어떤 의사든지

환자가

마음대로 선택할수 있다.

의료기술도 최고 수준이다.

 

영리병원이 설립되어도

굳이

거기까지 가야할 이유가 없다.

 

영리병원을 설립하고

돈많은 외국인 환자들을 통해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일수 있는

황금알을 왜 마다하고 있는가.

 

이제는

소아병적인 생각을 바꿀때도 됐다.

 

 

3. 緣坐制- 연좌제.

 

 

 

연좌제는,

범죄자와 일정한 친족관계에 있는 자들에게

연대적으로

그 범좌자의 형사책임을 지우는 제도다.

 

말하자면

아무죄도 없는 무고한 사람이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법적으로 불이익을

강제적으로 당하는 제도다.

 

우리나라 에서는

1980년이후 폐지되었다.

 

북한의 경우

가족중 하나라도 탈북, 남한에 오면

가족전체가

짐승우리같은 수용소에 갇히거나

오지 탄광등으로 추방되고 있다.

가혹한 연좌제인 것이다.

 

 

 

한편,

삼족-三族 -이라는 말이있다.

 

좋은 의미에서는,

부계(父系), 모계(母系), 처계(妻系)의

세 족속이며

같은 종족의 겨레붙이다.

 

넓은의미에서

서로 긴밀하게 얽혀있는

가족관계 이기도 하다.

사돈의 팔촌도 여기에 포함된다.

 

옛 사회에서는

한 가문이 살아가는데

큰 울타리가 되는

긍정적인 개념이기도 했다.

 

좁은 의미로는,

부모, 형제, 처자를 삼족이라 부른다.

 

역모(逆謨)라는 무서운 말이 있다.

옛 왕조시대,

왕에대해 반역을 도모하는게 그것이다.

 

그때,

그 역모를 꾸민죄인은

그게 누구든 삼족을 멸했다.

 

멸(滅)한다는 것은

쳐부수어 없애는 것이다.

왕에대해,

왕권에 대해 반역을 꾀한자는

부모와 형제,

그리고

처자를 모두 한꺼번에 죽였다.

 

 

 

말하자면

연좌제인 것이다.

 

이런

원시적인 처벌은

고대의 모든 전제국가에서

일반적으로

시행된 악습이다.

 

본인을 제외한 가족들은

말하자면

무고한 죄인이 되어

목숨까지 잃는 비극이었다.

 

지금,

법적으로 연좌제는 없다.

또 없는게 당연하다.

 

 

 

지난대선 당시 9월 24일,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믿는다.‘ 고 했으며

 

‘그런점에서

5.16, 유신, 인혁당 사건등은

헌법가치이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고 말했다.

 

이어서

‘이로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이 원하는게

딸인 제가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것은

아닐것 이라고 생각한다’ 는 말도했다.

 

박근혜의 ‘사과’ 에 대해서는

우리모두가 서로다른 의견을 가질수 있다.

 

나도

내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똑같이

나와는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그것을 존중한다.

 

왜냐하면

진정한 의미의 민주사회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할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다양성에서,

비로서 새것,

창의적인 것이 나오는 법이다.

 

흑백논리나 이분법이 무서운것은

그것이

‘민주적’ 이라는 간판을 걸고 있지만

사실은

무서운 독선이기 때문이다.

 

나 아니면

모두 적 이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엄격히 말한다면,

박근혜는

박정희의 삼족이지만,

멸 해야할 대상은 아니다.

 

박정희의 공과(功過),

공로와 허물은 박근혜와는 무관한 일이다.

박근혜가 사과할 사항이 아닌것이다.

 

이점은

문재인이나 안철수라 해도 마찬가지다.

 

 

 

‘국민정서’ 가 그걸 원한다면

그만큼 우리는 아직

정치후진국에 살고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박근혜의 사과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것은 될 수 있어도

법적인것은 아니다.

 

박정희의 딸이기 때문에

박정희의 공,과로 판단한다면

그건 공정한게 아니다.

 

박근혜는 박근혜일뿐,

그래서

대통령 박근혜로만 판단해야 옳다.

 

 

4. 장미란 선수.

 

 

 

오래동안,

우리의

장미란 선수가 들어올린 ‘무게’

그대로

대한민국의 영광이었다.

 

다시 그만한

선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 장미란 선수가

런던올림픽 출전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고맙고 섭섭하다.

 

‘역도는 정직한 운동이다.

훈련에서 들어 올렸던,

그만큼을 들었다.‘

 

장미란의

체험적인 이 말은

우리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한 무게를 가지고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은퇴후 노년을 살면서

느끼는게 바로 그 점이다.

준비한 만큼만 사는것이다.

 

치밀하게 준비한 부분에서는

아주

여유있게 살지만

그렇지 못한부분은 각박한게 사실이다.

 

‘훈련에서 들어 올렸던 딱 그만큼 들었다.’

어떤 철학이라도

이보다

더 큰 울림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면서 살 일이다.

 

 

인생은

우리들이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그 절반이 지나간다.- 어네스트 헨리.

 

by/yorowon

 

출처 : 정든 삶,정든 세월
글쓴이 : 地坪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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